배움을 위한 토론

  • 2025-07-25
  • 출판일: 2022-10-12
  • 저자: AK

현실에서의 토론은 논리적으로 깔끔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. ‘정립된 사실’보다는 ‘타당해 보이는 주장’을 나누며 입증책임이라는 공을 주고 받는 게임에 가깝다(Argumentation schemes for presumptive reasoning). 게다가 대부분의 토론은 논점이 둘 이상이므로 오가는 공은 하나가 아니고, 그런 의미에서 토론은 게임이자 대화이자 묘기다.

이 게임/대화/묘기의 목적에 따라 전략이나 태도가 달라진다. 개인적으로는 배움을 목적으로 두면, 비록 실천이 어렵지만, 가장 유익했다. 배움 모드에서 상대에게 입증책임을 넘길 때에는 상대가 입증에 (잠정적으로) 성공하길 기대하게 된다.

그 과정에서 나는 상대의 주장을, 그게 맞았건 틀렸건, 더 잘 이해하게 된다. 그리고 전보다 더 날카로운 비판적 질문을 떠올려야 하는 위치에 놓인다. 질문을 잘 던지면 상대의 주장을 더 잘 드러낼 수 있게 되고 상대가 무슨 말을 하는지 더 잘 알 수 있게 된다. 그게 맞았건 틀렸건.

이 게임에서 가장 경계할 점은 상대의 주장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내 주장을 충분히 드러내지 못한 채로, 즉 공을 충분히 주고 받지 못한 채로, 게임이 지나치게 짧게 끝나버리는 경우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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